▲마취는 환자가 고통을 느끼지 못하도록 신체에서 뇌로 전달되는 신경 신호를 방해하는 조치다(출처=123RF)

마취통증의학 분야에도 인공지능이 도입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환자에게 적합한 마취약의 양을 결정하는 등 최적의 의료환경을 제공한다.

마취는 의식이 없거나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일시적인 상태다. 약물 등으로 신체에서 뇌로 전달되는 신경 신호를 방해해 환자가 통증을 느끼지 못하도록 만든다. 주로 수술 중 및 수술 후에 시행되는 의료 처치로서, 인도의 시장 조사 기관인 모르도르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에 따르면 2016년 전 세계 마취약 시장 규모는 115억 4,000만 달러(약 13조 원)였고, 2021년까지 141억 1,000만 달러(약 15조 8,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마취통증의학과

마취 시장의 성장은 수술 횟수 증가, 새로 발명된 약물 비용 감소, 새로운 마취제 및 진정제 개발 및 수술 후 회복 시간 감소 등으로 인한 것이다. 모르도르 인텔리전스는 그러나 마취 분야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가 숙련된 마취과 전문의의 부족, 마취제 부작용, 마취제로 인한 위험 등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마취 분야를 더욱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인공 지능(AI)이다. 마취과 전문의들은 AI가 매우 훌륭한 보조 도구라고 생각한다.

머신러닝, AI 그리고 마취

의료 업계 리더들을 위한 비즈니스 및 법률 정보원 베커스 헬스케어(Becker's Healthcare)에서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AI가 더욱 진보된 의사 결정 지원 도구로서 마취 분야에서 사용될 수 있다고 한다.

베커스 헬스케어는 미국 텍사스대학 사우스웨스턴 메디컬 센터의 존 알렉산더 박사와 기리시 조쉬 박사의 말을 인용했다. 이들은 머신러닝과 AI가 마취통증의학 부문에서 아주 유용한 전문 도구의자 수술전 의약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술전 의약품이란 수술을 준비하고 있거나 수술에서 회복 중인 환자를 위한 의료를 말한다.

수술전 플랫폼으로서의 AI

수술 전 플랫폼인 터치 iQ(Touch iQ)를 활용하면 마취 데이터와 약물 관리 시스템, 디지털 수술전 평가 도구 등을 자동으로 통합할 수 있다. 이 플랫폼은 환자의 위험 프로파일을 제시하고 해당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법을 제안한다.

마취약 제공 업체, 외래 수술 센터, 마취 전문의, 수술 준비실, 병원 등은 실시간 마취 데이터를 자동으로 의료 기록 보관 시스템에 저장하는 AI 기술이 매우 유용하다고 말한다.

미국 국립의학도서관에서 2017년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서 저자인 알렉산더와 조쉬는 마취 실습에 자동화 기술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이미 몇 번 진행됐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과거의 시도는 모두 실패했는데, 그 이유는 마취 실습의 복잡성이나 피드백 루프를 자동화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마취 의학을 새로운 자동화의 길로 이끌기 위해서는 머신러닝 및 AI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두 저자의 의견이다.

▲마취를 새로운 자동화의 시대로 이끌기 위해 머신러닝이나 AI를 활용하는 것이 현명하다(출처=123RF)

'마취술, 자동화, 그리고 인공 지능'이라는 제목의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컴퓨터는 명시적으로 프로그래밍되지 않은 경우에도 새로운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될 수 있다. AI 기반 시스템은 의학 출판물과 실제 환자의 데이터를 모두 통합해 의료진이 참고할 수 있는 결과를 내놓는다. 즉 머신러닝과 AI는 구조화된 혹은 구조화되지 않은 데이터 간의 연결 및 인과 관계를 학습할 수 있다.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새로 발견하면 시스템은 이것을 분석하고 다른 데이터와 통합한 다음 사용자의 요구에 맞게 응답한다. 다른 결과를 예측하기도 한다. 의료진이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사용해야 할 기술에 대해 조언할 수도 있다.

머신러닝 도입 추세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마취 및 통증 관리 전문 의사 경영 관리 소프트웨어 회사인 마취 비즈니스 컨설턴트(Anesthesia Business Consultants)는 마취 산업에서 머신러닝이 중요한 기술로 떠오른 최근의 추세를 부추기는 요인들을 정리했다.

1.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의 발전 : 여기에는 인간의 신경계 또는 뇌를 모델로 한 컴퓨터 시스템인 신경망 및 병렬 컴퓨팅의 사용을 용이하게하는 딥러닝 소프트웨어 등이 포함된다.

2. 클라우드 비즈니스 모델 : 클라우드가 도입되기 전에 대부분의 AI 작업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고 따로 분리돼 있었다. 그러나 클라우드 비즈니스 모델이 개발되면서 이런 점이 개선됐다.

3. 빅데이터 : 전자 의료 기록, 저널 기사, 게놈 프로필 및 임상 시험 결과의 디지털 데이터가 증가하고 있다. 이것이 머신러닝의 출현을 촉진하는 이유다.

마취 비즈니스 컨설턴트는 앞으로 AI가 의학 연구자들에 의해 마취 심도 모니터링, 환자 분류, 판막 움직임 분석, 환자에 따라 필요한 마취약의 양 결정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