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의 도입으로 경찰들의 수사 과정이 더 편리해진다(사진=ⓒ123RF)

몸에 착용하는 카메라, 총격 위치 정보 시스템, 드론, 차량 번호판 판독기 등은 경찰관의 업무 방식을 바꾼 기술적 진보의 일부분이다. 사물인테넛(IoT) 기술이 도입되면서 경찰들의 수사 및 업무 방식은 또 다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IoT는 말하자면 모든 장치를 인터넷에 연결한다는 개념이다. 이런 장치로는 스마트폰이나 헤드폰, 전구, 문 잠금 장치, 보안 시스템, 음악 플레이어, 네트워크 TV는 물론 주방 용품, 욕실 저울, 스마트 스피커, 베이비 모니터 장치 및 웨어러블 장치 등이 있다.

범죄 해결에 IoT 활용

더 많은 물체가 인터넷에 연결된다면 경찰관들이 범죄 현장에서 수사를 진행할 때 도움이 될 디지털 증거물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경찰 및 법 집행 기관의 뉴스 제공 업체인 폴리스원(PoliceOne)의 조나단 라제브스키는 디지털 포렌식 수사관으로 일하고 있는데, IoT 기술에 대해 언급했다.

라제브스키는 사이버 범죄, 정보 보안, 디지털 포렌식과 관련된 민간 및 공공 부문 이니셔티브를 지원하는 연구소의 책임자로서 경찰관들이 기술을 사용해 범죄 순간을 캡쳐하고 물체를 스캔하는 훈련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때 도움이 되는 것이 IoT 기술이다.

디지털 발자국 검색

영국 런던 경찰국의 디지털, 사이버 및 통신 포렌식 부서장인 마크 스트로크스는 런던의 경찰관들이 냉장고와 같은 스마트 장치에 내장된 무선 카메라가 존재한다면 해당 집의 주인과 협력해 이런 IoT 기기를 이용해 집에 침입한 강도 등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제는 길거리에 있는 CCTV 뿐만 아니라 개인이 사용하는 거의 모든 장치가 경찰이 증거를 얻을 수 있는 기록 보관소가 되는 셈이다.

2016년 미국 남부 아칸소주 경찰관들은 핸즈프리 스마트 스피커인 아마존(Amazon)의 아마존 에코가 기록한 데이터를 얻었다. 음성 명령을 통해 작동하는 스마트 스피커인 아마존 에코는 개인 비서 역할도 수행하며, 근처에서 누가 대화를 나눌 때 그 목소리 등을 녹음할 수 있다. 또 사람이 요청하면 녹음된 내용을 서버로 보내기도 한다. 집에 범죄자가 침입한 소리가 녹음됐다면 녹음 파일이 법정 증거로 채택될 수 있다.

살인 사건에 IoT 데이터 활용하기

이 지역 경찰은 아칸소주의 한 도시인 벤튼빌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조사하는 데 IoT 데이터를 사용했다. 검찰 진술서에 따르면 피해자는 목이 졸린 채 익사한 상태였다. 경찰들이 피해자의 집을 조사한 결과 물에 혈액과 체액이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수도 미터기의 IoT 정보를 활용했다. 살인 사건이 일어난 밤 동안 어마어마한 양의 물 사용량이 증가했는데, 이는 범인이 피해자 집의 욕조 등을 깨끗하게 씻어낸 증거였다.

데이터 액세스 시 개인 동의 확인

라제브스키는 법 집행 기관이 IoT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을 언급했다. 예를 들어 경찰은 피해자 또는 피해자와 가까운 사람들에게 소셜미디어에 액세스해 특정 메시지를 표시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 또 가정 내 보안 카메라와 스마트 스피커의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 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데이터를 사용하기 전에 관련된 개인의 동의를 얻는 것, 그리고 경찰이 입수한 데이터로 어떤 일을 할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IoT 데이터는 경찰의 수사에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법적인 증거로 채택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또 이런 스마트 기기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도 경찰들에게는 큰 증거가 된다. 즉, 어떤 집에서 스마트 스피커나 보안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강도가 든 시간대에 이런 기기의 인터넷 연결이 끊어졌다면, 경찰은 강도가 의도적으로 이런 기기를 비활성화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최근 점점 더 많은 가정 내 기기들이 인터넷에 연결되고 있기 때문에 경찰의 수사에 큰 도움이 된다(사진=ⓒ123RF)

'IoT 보안과 포렌식 : 도전과 기회'라는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파도바대학 마우로 콘티와 연구팀은 IoT가 수많은 객체, 센서, 사람, 서비스를 광범위하게 연결했지만 IoT 환경의 보안 문제가 여전히 큰 걸림돌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IoT 센서가 사람들이 모르는 사이에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기 때문에 프라이버시와 개인 정보 보호가 중요한 문제가 된다. 이는 경찰이 IoT 기기가 수집한 정보를 제공받아 수사를 진행할 때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라제브스키는 "디지털 포렌식 수사관으로 일하면서 가장 의기소침하게 되는 부분 중 하나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아마존이나 버라이즌(Verizon),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등의 대기업에 정보 제공을 요청해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경우 경찰이 정보를 손에 넣는 시간이 늦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