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업계에 VR이 도입되면서 공간 몰입형 가상 경험이 극대화되고 있다(사진=ⓒ셔터스톡)

이벤트 업계는 비즈니스 컨퍼런스부터 축제 및 취업 박람회, 그리고 각종 행사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에 광범위하게 걸쳐있다. 게다가 최근 몇 년 동안은 관광 개발 등으로 인한 경제적 이익과 정부 지원까지 더해지며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중요성이 강조되는 만큼 처음 준비 단계부터 이후 마무리까지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기도 하다. 단순히 행사를 주최하는 것 그 이상의 많은 부분을 모두 관리하고 담당해야 하기 때문으로,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분야 가운데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이벤트 업계에도 가상현실(VR)이 도입되면서, 작업 계획 내 공간 몰입형 VR이 각광받고 있다.

이벤트 산업에서 VR 활용

호주 시드니에 본사를 둔 브랜드 경험 에이전시 '더 컴퍼니 위 킵(TCWK)'은 공간 몰입형 VR을 도입한 대표적 기업이다. TCWK는 VR로 이벤트 기획자들은 브랜드 활성화를 비롯한 라이브 이벤트, 디지털 통합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때 아이디어가 가상 공간에서 실제로 구현되는지를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디어가 실제로 시각화돼 나타나기 때문에 문제 발생 시에도 해결 방법에 대한 대처 방안도 미리 생각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VR을 통해 이벤트 기획자들은 미리 자신의 아이디어가 가상 공간에서 실제로 구현되는지를 경험할 수 있다(사진=ⓒ셔터스톡)

TCWK의 이 같은 VR 서비스는 최근 시드니에서 열린 세일즈포스 월드 투어 이벤트에서도 실제로 적용됐다. 당시 행사 주최 측은 이벤트가 실제로 열리기 전 행사가 어떻게 벌어질 것인지를 미리 볼 수 있었으며, 이에 따른 이벤트 레이아웃을 변경하거나 수정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 TCWK의 창립자 나이젤 러펠은 이벤트 공간을 특정한 방식으로 설정해 행사에 예상되는 요소를 시각화할 수 있엇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무대 스테이지와 부스, 여러 가지 다른 이벤트 관련 활동들이 포함됐다.

가상 공간으로 몰입하다

VR 기술은 이처럼 행사 전 미리 가상을 통해 실제처럼 구현하고 관련 항목을 변경할 수 있어, 궁극적으로 행사에서 어떤 것이 효과가 있고 효과가 없는지를 확인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청중의 입장에서 스크린과 소도구, 인테리어, 표지판 등이 어떻게 보이고 느껴질 수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러펠 창립자는 이 기술이 실제 이벤트가 열릴 때 변경될 수 있는 사항을 미리 방지해 비용과 시간을 절약해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 비디오 콘텐츠와 애니메이션 기능을 추가해 이벤트의 실제 경험을 더욱 극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VR 기술은 또한 이벤트에 실제로 참석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그 효과를 발휘해준다. 이는 아이패드 기반의 텔레프레전스 로봇 개발사인 더블 로보틱스(Double Robotics)가 구현한 것으로, VIP나 다른 참석자들이 행사장이 아닌 다른 국가나 지역에서 해당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예를 들어, 호주에 있는 최고경영자(CEO)는 직접 비행기를 타고 오랜 시간을 들이지 않고 바로 뉴욕에서 열리는 실시간 이벤트에 참석할 수 있다. 참석자들은 이 같은 방식으로 각각 다른 지역에서 텔레프레전스 로봇을 통해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할 수 있다.

실제 이벤트에서의 VR 투어

이 같은 VR 기술을 실제 행사장에서 활용하는 참석자들도 늘고 있다. 실제로 3D 매핑 및 가상 투어 소프트웨어 제공업체인 컨셉3D의 사업 개발 담당 부사장 크리스 문즈는 "실제 행사 혹은 무역 박람회에서 VR 기술을 사용하는 고객들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미국에 소재한 맥주 제조기업 안호이저-부시는 2016년 열린 SXSW 연례 행사에서 참가자들에게 오큘러스 VR 헤드셋을 제공해 VR 투어를 선사했다. 참가자들은 당시 VR을 통해 기업의 양조 공장을 둘러볼 수 있었는데, 단지 시각적인 경험뿐 아니라 오감까지 두루 경험할 수 있었다. 가령 냉장고가 열렸을 때는 차가운 공기가 나오고, 홉스 룸으로 들어갈 때는 냄새까지 맡을 수 있었던 것. 이 같은 VR 투어를 통해 참가자들은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더 깊이 있는 이해와 통찰력을 얻을 수 있었다는 평가다.

미국에 소재한 석고 제품 제조기업 컨티넨탈 빌딩 프로덕스 역시 2017년 인덱스 엑스포에서 VR 기술을 도입했다. 참석자들에게 VR로 건설 현장에서 석고 제품이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가르쳐 준 것으로, 이러한 접근 방식은 사용자들이 라피도 데코라 불리는 이 기업의 제품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