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봉준 페어팩스카운티 경제개발청 매니저 "정보·인프라·네트워킹·거주 등 최적화"
B2G 넘어 8900개 기업이 생태계 구축...AI 기업 증가세

(사진=페어팩스카운티 경제개발청)
페어팩스카운티 전경 (사진=페어팩스카운티 경제개발청)

미국 빅테크와 스타트업이 몰려있는 곳이라면 누구나 실리콘 밸리나 뉴욕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현지에서 꼽는 요충지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있다. 바로 '워싱턴 D.C.의 관문'으로 불리는 버지니아주의 페어팩스 카운티(Fairfax County)다.

워싱턴 D.C. 서부에 근접, 미국 정부를 상대로 사업을 펼치는 글로벌 기업이 빠짐없이 포진해 있는 곳이다. 한마디로 '미국 하이테크 산업 및 정부, 공공 조달 사업의 중심지'다.

이에 따라 ▲ICT ▲항공우주 ▲바이오, 헬스케어 ▲에너지, 환경 ▲엔지니어링 ▲기업용 소프트웨어 ▲통신 등 8900여 기업으로 구성된 거대한 테크놀로지 생태계가 구축돼 있다. B2G는 물론 B2C, B2B 등 모든 형태의 사업이 펼쳐지고 있다. 

페어팩스 카운티 경제개발청(Fairfax County Economic Development Authority)은 페어팩스 카운티 정부의 공공기관(비영리기관)으로, 이 지역 기업의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아시아 총괄을 맡고 있는 한봉준(Brian Han) 매니저가 최근 한국을 찾았다. 그는 국내 기업 및 기관과 미팅,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미국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사진=페어팩스카운티 경제개발청)
(사진=페어팩스카운티 경제개발청)

한봉준 매니저가 꼽는 페어팩스 카운티의 장점은 다양하다. 

그중 '정보가 모여드는 곳'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페어팩스 카운티에 며칠만 머물러도 거리에서 유명한 기업이나 정부 관계자를 목격할 수 있을 정도"라고 밝혔다.

페어팩스카운티 경제개발청도 정보 공유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연방정부 바로 옆에 위치, 각종 사업 정보를 획득해 페어팩스 내 기업에 신속하게 전달한다. 한 매니저는 "워낙 많은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이를 가려내는 것이 중요한 업무가 될 정도"라며 "정부 사업은 물론 다수 기업의 동향을 파악하고 사업 흐름을 읽어내는 데에도 최적화된 곳"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에 낯설지 않다는 것도 장점이다. 현재 페어팩스 카운티에는 43개 국가의 440여개 글로벌 기업이 진출해 있다. 그중 80여개가 국내 기업이다. 한화, 한국항공우주산업, SK 시그넷, 대한항공, 골프존, 서한안타민, VMS 글로벌, 로고스 바이오시스템 등은 물론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수출 인큐베이터,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한국특허정보원(KIPI),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KIC 등 공공 기관까지 운집해 있다.

사업뿐 아니라 실거주에도 적절한 곳이라는 점은 현지 적응을 걱정하는 기업에 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페어팩스카운티 지도. 바로 오른쪽이 워싱턴 D.C.다. (사진=페어팩스카운티 경제개발청)
페어팩스카운티 지도. 바로 오른쪽이 워싱턴 D.C.다. (사진=페어팩스카운티 경제개발청)

한 매니저는 워싱턴 D.C.보다 거주 및 편의시설이 잘 구축된 곳이라, 해외 진출에 나선 기업이나 직원들이 큰 문제를 겪지 않고도 정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페어팩스 카운티는 의외로 국내에 많이 알려진 곳"이라며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입시 코디네이터인 김주영이 '미국의 강남 8학군'과 같은 곳이라고 묘사한 곳이라고 말하면 감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페어팩스 카운티 내부 및 인근 대학은 모두 60여곳에 달하며, 기술 관련 학과도 상당수다. 즉 기술 관련 인력 충원이 쉽다는 말이다. 카운티 정부도 기업의 인력 수급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꾀하기 위해 정기적인 잡(job) 페어를 개최한다.

인프라도 미국 최고 수준이다. 포토맥강을 중심으로 300여개의 데이터센터가 자리잡고 있으며, 이를 통해 2400메가와트(MW)까지 컨트롤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도 이 지역은 인터넷 서비스가 시작된 곳이며, 실제 글로벌 규모의 데이터 센터는 상당수 북버지니아에 자리잡고 있다. 

(사진=페어팩스카운티 경제개발청)
버지니아 전경 (사진=페어팩스카운티 경제개발청)

이런 이유로 페어팩스는 '첨단 기술의 허브'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다. 즉, 기업이 정보를 획득하고 투자를 유치하며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최적화된 지역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페어팩스 카운티는 최근 발표된 미국 연방정부 조달 계약 규모에서 44조원(340억달러) 정도를 차지했다. 이는 버지니아주 전체 기업이 기록한 74조원(570억달러) 규모의 절반 이상에 달한다. . 

미국 47개주 전체 조달 금액을 합친 것보다 버지니아주 한곳의 규모가 더 크며, 그중 절반 이상이 버지니아 주 134개 카운티 중 하나인 페어팩스에서 나왔다는 점은 많은 설명을 생략하게 한다.

특히 한 매니저는 최근 카운티 내에서도 AI 분야의 성장이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B2G는 기존 국방, 우주, 항공 분야 중심으로 성장했으나, 이제 AI는 미치지 않는 분야가 없을 정도다. 

실제로 페어팩스 카운티에도 AI 기업이 100여개 이상으로 불어났다. 국내에서도 스타트업 2곳(AI 보안, 에듀테크 관련)이 페어팩스 진출을 논의 중이다.

한봉준(Brian Han) 페어팩스 경제개발청 아시아 총괄 매니저
한봉준(Brian Han) 페어팩스 경제개발청 아시아 총괄 매니저

페어팩스 카운티 경제개발청은 국내 기업의 정착을 위해 실질적인 지원을 펼친다. 

상기한 정보 제공은 물론 컨설팅과 자체 행사, 외부 및 여러 단체와의 연합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지난 9월에도 워싱턴DC에서 '보이스 & AI 콘퍼런스(VOICE & AI Conference)'라는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현지에서 다양한 유형의 사무실도 제공한다. 특히 스타트업, 중소기업 등 지원에 특화했다. 페어팩스 카운티에 진출한 기업 중 90% 이상이 50명 이하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유 오피스는 물론 버추얼 오피스 등 월별, 일별, 시간별로 렌탈이 가능하다. 사무실 내에는 IT 사업에 필요한 기본 인프라와 회의실, 컨시어지 서비스 등을 갖췄다. 선택지도 40곳이 넘는다.

사무실을 구축할 경우 인허가 문제를 비롯해, 투자유치를 위한 네트워킹과 현지 사업 진행에 따른 법이나 제도 문제도 지원한다. 액셀러레이터의 사업적 조언도 제공한다. 팬데믹 사태 이후에는 업무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최신 정보를 업데이트, 공유하는 등 실질적 도움을 주기도 한다.

비영리단체인 SCORE(Service Corps of Retired Executives)와 협력해 본격적인 카운슬링도 제공한다. SCORE는 국제적인 자원봉사자들의 연합이다. 1만2000명이 넘는 경영주, 실무자 등으로 구성했다. 은퇴 혹은 현재 활동 중인 경력자들에게 1대 1 상담 및 멘토링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특히 워싱턴에서 페어팩스로 접근이 가능한 전문 자원봉사자는 50명에 달한다. 매주 수, 목요일에 한시간 가량 약속이 가능하다. 

한봉준(Brian Han) 페어팩스 경제개발청 아시아 총괄 매니저
한봉준(Brian Han) 페어팩스 경제개발청 아시아 총괄 매니저

격월로 '기업가 정신 101(Enntrepreneurship-101)' 온라인 세미나도 개최한다. 스타트업 및 산업 동향은 물론 사업 등록 과정, 허가 신청, 사업 타당성 및 사업 기초 계획, 정부 자원 등 사업에 필요한 상세 정보를 제공한다. 

다수 연사가 참석해 자신의 사업 과정 및 성공 팁을 공유한다. 전체 참가자는 관련 정보가 담긴 요약본을 받게 되고, 행사 진행 시간 동안 네트워킹 기회도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한봉준 매니저는 "국내 기업이 미국에서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페어팩스는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미국 진출을 고려 중인 기업은 이제 워싱턴 D.C.의 '도어스텝'인 페어팩스를 검토하는 것이 유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페어팩스카운티 경제개발청은 2004년부터 한국에 사무실을 보유 중이다. 미국 시장 진출을 원하는 국내 기업에게 언제나 열려 있으며, 환태평양 지역으로도 진출을 돕는다. 

자세한 사항은 공식 홈페이지 및 김광섭 한국 마케팅 대표(ckim@fceda.org)에게 문의할 수 있다.

장세민 기자 semim99@aitimes.com

키워드 관련기사
  • 트웰브랩스, 실리콘밸리서 '멀티모달 해커톤' 개최..."글로벌 멀티모달 선두 자리매김"
  • 브이캣, 미국 시장 진출 추진...실리콘밸리에 현지법인 설립
  • 뷰런테크놀로지, 스마트시티 솔루션으로 해외 프로젝트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