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인간 감정을 읽고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춘 인공지능(AI) 모델이 등장했다. 이를 통해 53가지 감정을 읽고 인간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 대형언어모델(LLM)이 의도와 맥락에 맞는 정확한 답을 내도록 돕는다는 의도다.

벤처비트는 28일(현지시간) 흄 AI(Hume AI)라는 스타트업이 '감성 지능을 갖춘 최초의 대화형 AI'라고 주장하는 'EVI(공감 보이스 인터페이스)'의 공개 데모를 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구글 딥마인드 연구원 출신인 앨런 코웬이 공동 창업한 흄 AI는 EQT 벤처스가 주도하고 유니온 스퀘어 벤처스, 넷 프리드먼 & 다니엘 그로스, 컴캐스트 벤처스, LG 등으로부터 시리즈 B 라운드에서 5000만달러 모금에 성공했다.

스코틀랜드의 철학자 데이비드 흄의 이름을 딴 이 회사는 다른 AI 업체와는 달리 텍스트 프롬프트가 아닌, 음성 인터페이스를 사용한다. PC든 스마트폰이든 마이크가 달린 장치에서 작동한다. 또 자체 모델을 구축하는 것보다 다른 기업의 LLM 기반 챗봇에 API 형태로 지원하는 AI 보조자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인간의 목소리에서 감정을 읽는 AI는 이미 여러 차례 시도된 바 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일반적으로 행복이나 슬픔, 화남, 두려움 등 5~7개의 보편적인 감정을 뛰어넘어 무려 53개의 감정을 구분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동경이나 어색함, 지루함, 성가심, 지루함, 평온함, 만족, 실망, 난색, 의심, 엑스터시 당황 등 갖가지 상태가 포함돼 있다.

코웬 공동 창립자는“감성 지능에는 인간 행동에서 의도와 선호도를 추론하는 능력이 포함되며, 이것이 바로 AI 인터페이스가 달성하려는 것의 핵심"이라며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추론하고 이를 정확하게 실행하는 것으로, 매우 실제적인 의미에서 감성 지능은 AI 인터페이스의 가장 중요한 요구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전 세계 수만명의 통제된 실험 데이터를 위해 모델을 훈련했다. 이 과정은 논문 두편으로 설명됐다. 첫 논문에는 미국, 중국, 인도, 남아프리카 및 베네수엘라 출신의 1만6000명의 목소리가 포함됐으며, 두번째 논문에는 에티오피아를 포함한 6개국의 5833명을 대상으로 목소리와 얼굴 표정을 매칭하는 작업까지 거쳤다.

흄 AI는 두 연구를 통해 확보한 사진과 오디오를 통해 53가지의 감정적 어조를 측정하도록 EVI를 훈련했다. 또 EVI를 기존 모델에 적용할 수 있는 API를 제공한다.

코웬 창립자는 이미 건강 및 웰니스, 고객 서비스, 교육, 임상연구, 로봇 공학 등 분야의 기업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EVI는 모든 앱의 인터페이스 역할을 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는 이미 웹사이트에 대한 대화형 가이드로 사용하고 있다"라며 "개발자들은 API를 사용해 일상을 개선할 수 있는 개인 AI 비서, 에이전트 및 웨어러블을 구축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또 감정 기술을 악용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회과학자, 윤리학자, 사이버법 전문가, AI 연구자들을 모아 공감 AI의 윤리적 사용을 논의하는 별도의 비영리 조직 '흄 이니셔티브'를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제시한 원칙 중에는 '감정을 파악하는 알고리즘은 웰빙과 일치하는 목표에만 도움이 돼야 하며, 극단적인 경우에 적절하게 대응하고, 착취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하고, 사용자의 정서적 인식과 선택 의지를 높여야 한다'와 같은 조항이 포함돼 있다.

EVI 데모 사이트 (사진=흄AI)
EVI 데모 사이트 (사진=흄AI)

EVI 데모에도 호평이 따르고 있다. 출시 후 다양한 기술 관계자와 기업 등이 체험, 그 결과를 X(트위터) 등에 소개하고 있다. 

기예르모 로치 버셀 CEO는 “지금까지 본 최고의 AI 데모 중 하나”라고 밝혔으며, 애비 시프만 인터넷액티비즘 사장은 "이게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라며 감탄을 보냈다.

이와 관련, 지난해 10월에는 AI 학습용 데이터셋을 구축하는 비영리 단체 레이온이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는 챗봇이나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AI 모델을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셋 구축에 나선 바 있다. 

올해 안으로 100만개에 달하는 데이터셋을 구축하려는 이 프로젝트의 이름도 '오픈 공감(Open Empathic)'이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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