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츠케버 수석 기술자와 충돌...브록먼 회장 등 핵심 4명 추가 퇴사

샘 알트먼 (사진=셔터스톡)
샘 알트먼 (사진=셔터스톡)

샘 알트먼 오픈AI CEO가 인공지능(AI) 개발의 안전성 문제로 갈등을 일으켜 퇴출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를 주도한 사람은 일리야 수츠케버 오픈AI 수석 과학자로, 이번 조치에 실망한 그렉 브록먼 회장과 수석 연구원 3명이 추가로 회사를 떠났다.

디인포메이션과 블룸버그는 18일(현지시간)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을 인용, 알트먼 CEO가 AI 개발 속도와 이에 따른 문제점에 대해 이사회 구성원, 특히 일리야 수츠케버 수석 과학자와 충돌이 해임의 주요한 이유라고 보도했다.

오픈AI의 이사회는 그렉 브록먼 오픈AI 회장과 수츠케버 오픈AI 수석 과학자, 챗GPT 등을 서비스하는 플랫폼 쿼라의 애덤 디안젤로 CEO, 기술 사업가인 타샤 맥컬리, 조지타운 보안 및 혁신기술 센터의 헬렌 토너 등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보도에 따르면 이날은 브록먼 회장을 제외한 상태에서 이사회가 알트먼 CEO를 화상 회의에 소집, 해고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록먼 회장은 나중에 수츠케버와의 통화로 자신이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사실을 통보받았다.

알트먼과 수츠케버는 AI 안전 문제로 이전부터 의견차를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수츠케버는 해고 통보 후 오픈AI 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한 회의를 열었고, 여기에서 직원들부터 이번 사태가 '쿠데타'인지 '적대적 인수' 시도인지를 밝히라는 요청을 받았다.

수츠케버는 이에 대해 “쿠데타라는 단어를 선택한 이유를 이해하지만, 나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오픈AI는 모든 인류에게 혜택을 주는 일반인공지능(AGI)을 구축하기 위해 조직한 비영리 단체"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같이 알트먼을 '밀실 회의'로 제거하는 것이 합당한 방법이었냐고 묻는 질문에는 “이 방법이 이상적이지 않은 요소가 있다는 데 완전히 동의한다”라고 답했다.

즉 이에 따르면 수츠케버는 알트먼이 최근 챗GPT 유료화 및 상업화에 집중하고 안전에 대한 보장이 없이 GPT-5 개발을 밀어붙이는 데 반대한 셈이다. 오픈AI는 이번 발표를 알리는 게시물에도 "인류에 해를 끼치거나 부당하게 권력을 집중시키는 AI나 AGI를 활성화하는 것을 피해야 하는 것이 이사회의 우선 임무”라는 글을 남겼다.

지난 3월 GTC에서 일리야 수츠케버 오픈AI 공동 설립자(오른쪽)이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대담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엔비디아)
지난 3월 GTC에서 일리야 수츠케버 오픈AI 공동 설립자(오른쪽)이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대담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엔비디아)

실제로 알트먼은 과거에도 이 문제로 일론 머스크와 충돌, 결국 그를 오픈AI 이사회에서 떠나도록 한 일이 있다.

또 알트먼이 최근 회사의 이름으로 각종 투자 유치에 나섰다는 점도 거론됐다.

알려진 대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및 애플 전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와 GPT 전용 하드웨어 제작에 나섰으며, 엔비디아의 GPU에 맞설 스타트업을 설립하기 위해 중동의 국부 펀드와 수백억달러 규모의 협상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이번 사태의 배후로 지목됐던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알트먼의 해임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엑시오스는 17일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MS가 알트먼의 해임 공지 1분 전에야 사실을 알았다고 보도했다.

또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이 소식을 전해 듣고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올 초 오픈AI에 100억달러를 투자하면서 지분을 확보했지만, 이사회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이 사태로 인해 오픈AI는 핵심 인원을 추가로 잃게 됐다.

그렉 브록만 회장(왼쪽부터)과 이영 중기부 장관, 샘 알트먼 CEO 등이 6월 서울에서 열린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렉 브록만 회장(왼쪽부터)과 이영 중기부 장관, 샘 알트먼 CEO 등이 6월 서울에서 열린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디인포메이션은 17일 오픈AI의 공동 창업자이자 회장인 그랙 브록먼이 사임했으며, 제커브 파초키와 엘락산더 매드리, 시몬 사이도 등 3명의 수석 연구자 역시 회사를 떠났다고 보도했다.

당초 오픈AI 이사진은 브록먼이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지만 회장직은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브록먼은 X(트위터)를 통해 "샘과 나는 오늘 이사회가 한 일에 충격을 받았고 슬프다"라고 밝힌 뒤 몇 시간 뒤 오픈AI 직원들에게 보내는 트윗을 통해 "뉴스를 보고, 그만두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또 그는 알트먼이 이날 자신을 제외한 이사회 멤버들로부터 화상 회의에 참석하라는 요청을 받았고, 자신은 수츠케버와의 별도 통화를 통해 이사회에서 물러났다는 사실을 통보 받았다고 전했다.

더불어 수석 연구자 3명도 동료들에게 회사를 떠난다고 밝혔다. 이들은 브록먼 회장과 함께 GPT-4 및 GPT-5 개발에 핵심 역할을 맡은 멤버로 알려져 있다.

브록먼 회장은 챗GPT나 GPT-4의 효율 개선을 담당하는 주요 엔지니어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전문가 믹스(MOE)'라는 대형언어모델(LLM) 운영 방식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고, 올해에는 이를 챗GPT에 도입해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석 연구자 중 파초키는 GPT-4와 내년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 GPT-5의 사전 훈련을 총괄하는 핵심 인원이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4명의 공백이 향후 GPT-5 등의 개발에 큰 부담을 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알트먼은 이날 X를 통해 다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오늘은 여러모로 이상한 경험을 했다. 예상치 못한 일 중 하나는 살아 있는 동안 자신의 추도문을 읽는 것과 비슷하다는 점이다"라며 "한가지 시사점: 친구들에게 그들이 훌륭하다고 말해 주세요"라는 미묘한 뉘앙스의 글을 남겼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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