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T-5' 개발 자금 확보 과정서 문제 생긴 듯
오픈AI 이사회가 샘 알트먼 CEO를 전격 해임했다. GPT-5 개발을 위한 자금 마련 과정에서 의견 충돌이 생겼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은 17일(현지시간) 오픈AI 이사회가 전날 밤 늦은 시간 이런 결정을 내렸으며, 미라 무라티 CTO가 임시로 CEO를 맡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추후 정식 CEO를 공식적으로 물색할 예정이다.
이에 따르면 오픈AI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알트먼의 사임은 이사회의 심의 검토 과정에 따른 것"이라며 "이사회는 더 이상 그가 회사를 계속 이끌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확신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그랙 브록먼 오픈AI 회장도 이사회 의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알트먼은 X(트위터)를 통해 "오픈AI에서 보낸 시간은 정말 좋았다. 개인적으로나 세상을 조금 변화시켰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재능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을 좋아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계획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단지 "앞으로 할 말이 더 많을 것이다. 자세한 사항은 나중에 밝히겠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주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상황을 감안하면 GPT-5 개발과 관련한 자금 모집 과정에 충돌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불과 열흘 전에 열린 오픈AI의 개발자 행사에서는 사티아 나델라 MS CEO가 등장했는데, 여기서 알트먼은 "차세대 모델 개발"을 강조했다. 이어 알트먼은 GPT-5 개발을 위해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며, MS에 지원을 공개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특히 알트먼은 이와는 별도로 대규모 자금 마련을 위해 주식 처분을 준비 중이었다.
MS는 대변인을 통해 "우리는 미라 무라티와 그들의 팀과 함께 차세대 AI 시대를 개발하는 데 계속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35세인 무라티는 테슬라를 거쳐 2018년 오픈AI에 합류했으며 이후 회사의 최고 기술 책임자(CTO)를 맡아 '챗GPT' 등의 개발을 총괄한 인물이다. '챗GPT의 어머니'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대한 반응과 전망도 쏟아졌다.
우선 에릭 슈미트 전 구글 CEO는 알트먼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는 X를 통해 "알트먼은 나의 영웅"이라며 "그는 900억달러 가치의 회사를 만들었고, 이 세계를 변화시켰다"라고 말했다. 또 "그가 다음에 무엇을 할지 빨리 보고 싶다"라며 "나를 비롯한 수십억명이 그가 할 일로 믿을 수 없는 대단한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MS가 오픈AI를 장악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대니얼 아이브스 웨드부시 시큐리티 분석가는 "알트먼은 오픈AI 성공의 핵심으로, 이는 충격적인 일"이라며 "알트먼이 사라지면서 MS와 사티아 나델라 CEO가 오픈AI 통제권을 더 많이 가져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픈AI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토마스 헤이즈 그레이트 힐 캐피털 회장은 "단기적으로 이번 사태는 오픈AI의 자본 조달 능력을 손상시킬 것"이라며 "하지만 중기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이번 사태가 충격적이긴 하지만, 오픈AI나 MS가 생성 AI 분야에서 주도권을 빼앗기는 결과를 초래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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